계절 꽃 구독 손님 백이십 명, 메모지 대신 캘린더로 챙겨요
들꽃상점서울 서대문구 연희동꽃집·공방

“남은 횟수를 묻는 전화가 거의 사라졌어요”들꽃상점 이서윤 사장님
작은 꽃집의 큰 달력
연희동 주택가 모퉁이의 들꽃상점은 제철 들꽃으로 꽃다발을 만드는 가게예요. 이서윤 사장님은 3년 전부터 한 달에 두 번 계절 꽃을 받아 가는 구독을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엔 노트에 구독 손님 이름을 적고, 오실 때마다 바를 정(正) 자를 그었어요. 서른 명일 때는 괜찮았는데 백 명이 넘어가니까 노트를 찾는 데만 한참이 걸렸어요."

횟수권으로 바꾼 구독
사장님은 구독 상품을 6회권, 12회권으로 나눠 선불권으로 팔기 시작했어요. 손님이 꽃을 찾으러 오면 카운터 단말기에서 한 번 차감하고, 남은 횟수는 알림톡으로 자동 안내돼요.
"예전에는 '저 몇 번 남았죠?' 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왔어요. 꽃을 다듬다가 손을 닦고 노트를 뒤지곤 했죠. 지금은 손님 휴대폰으로 남은 횟수가 바로 가니까 그런 전화가 거의 없어요."
행사 시즌에는 픽업 주문으로
어버이날과 졸업 시즌이면 들꽃상점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어요. 올해 사장님은 행사 2주 전부터 픽업 주문을 열었어요.
"꽃다발 종류와 찾아갈 시간을 미리 받아두니까 전날 밤에 필요한 꽃 양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었어요. 당일에는 이름만 확인하고 건네드리면 되니까 손님도 저도 훨씬 편했어요."
꽃 사이에 놓인 단말기
사장님이 단말기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쓴 건 크기와 색이었어요. 나무 카운터 위, 화병 사이에 두어도 어색하지 않아야 했죠.
"대기 화면에 이번 주 들어온 꽃 사진을 올려둬요. 계산하시다가 '이건 뭐예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서, 작은 진열대가 하나 더 생긴 셈이에요."
앞으로의 계획
사장님은 내년에 꽃꽂이 원데이 클래스를 열 계획이에요. 수업 예약도 같은 캘린더에서 받으려고 해요.
"꽃을 만지는 시간은 줄이고 싶지 않아요. 기록하고 계산하는 일은 기계에 맡기고, 저는 꽃을 고르는 데 더 오래 머물고 싶어요."



